2010년 1월 17일 주일 설교
설교 제목 : 한 영혼을 세우는 마음
말씀 : 골로새서 2장 1-7절
1 내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무릇 내 육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 자들을 위하여 얼마나 힘쓰는지를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 2 이는 그들로 마음에 위안을 받고 사랑 안에서 연합하여 확실한 이해의 모든 풍성함과 하나님의 비밀인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려 함이니/ 3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느니라/ 4 내가 이것을 말함은 아무도 교묘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 5 이는 내가 육신으로는 떠나 있으나 심령으로는 너희와 함께 있어 너희가 질서 있게 행함과 그리스도를 믿는 너희 믿음이 굳건한 것을 기쁘게 봄이라/ 6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7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0. 들어가는 글
지난주 한신 비전스쿨 어린이들과 캠프를 다녀오는 날 대형 뉴스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서인도 제도에 있는 아이티에 규모 7.3의 강진으로 인하여 사망자가 적게는 10만명, 많게는 50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교통과 통신마저 두절돼 정확한 사상자 및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3분의 1가량이 피해를 입었고, 국가 기능은 마비가 됐습니다. 상당수 어린이들이 ‘진흙쿠키’로 연명하는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는 성한 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초토화됐습니다. 더욱더 안타가운 사실은 지진 이틀 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대통령이 나타났지만 나라는 다시 세우는 일에 대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티의 지진에 대하여 악마를 숭배하는 부두교를 믿기 때문에 하나님이 내린 징벌이라고 말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저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일어난 지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원인을 논하는 것보다도 재앙으로 죽어가는 한 영혼이라도 살리려고 하는 마음들이 더 필요한 때입니다. 2010년이 2009년과 다르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인류의 재앙이 어김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마지막 때에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마음이 있다면 정죄하는 마음보다 긍휼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아이티 지진 속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는 마음이 필요하듯이 오늘 말씀을 통하여 천하보다 더 귀한 한 영혼을 세우는 마음에 대하여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1. 파해지는 믿음이 아니라 북돋워주는 믿음
오늘 말씀은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말씀의 배경은 골로새 교회에 거짓 교사들이 순진한 성도들을 교묘하게 속이고 있습니다. 4절 말씀을 보면은 “내가 이것을 말함은 아무도 교묘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 라고 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거짓 교사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간절히 말씀하고 있습니다(3절).
사도 바울이 한 영혼이라도 그리스도의 보화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제시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제일 먼저 뿌리는 내릴 수 있도록 북돋워주는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7절 말씀을 보면은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라고 나옵니다. 골로새 교회에서는 거짓 교사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교묘히 속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초대교회에서부터 이미 예수님 안에서 믿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일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변함없이 교회 안에서 믿음의 뿌리를 내리는 일에 대해서는 많은 방해가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오래전에 이집트의 한 미이라에서 몇 개의 씨가 발견되었습니다. 학자들이 조심스럽게 온도를 맞추고 물을 주고 영양을 공급했더니 얼마 후에 파란 싹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5천 년 전의 씨가 발아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믿음에서 북돋워준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믿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한 영혼들에게 좋은 믿음의 환경을 조성하여 북돋워줌으로 뿌리를 내리고 싹이 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골로새 교회 안에 있는 거짓 교사들은 성도들의 마음의 밭을 파헤침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지금도 사탄은 교회 안에서 파헤치는 역사를 통하여 많은 영혼들이 믿음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 영혼을 세우는 것은 파헤치며 정죄하는 역사가 아니라 북돋워주며 용서하는 역사가 일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2. 꺽는 것이 아니라 받침대가 되어 세워주는 믿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북돋워준 이후에 중요한 일은 쓰러지지 않도록 세워주는 일입니다. 나무를 심으면 흔들리지 말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받침대를 세워줍니다. 나무가 자신을 스스로 세울 수가 없습니다. 다른 받침대가 나무를 세워주어야 합니다. 신앙도 동일합니다. 오늘 7절 말씀에도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라고 합니다. 뿌리를 내린 이후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세움 받는다는 의미도 능동형이 아니고 수동형입니다. 자신 스스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세워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사람들은 스스로 선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배후에 있는 손길을 통하여 누군가로부터 세움 받은 사람들입니다. 오늘 편지를 쓰고 있는 사도 바울은 어떻습니까? 스스로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손길을 통하여 바나바로부터 세움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람 중에 스스로 세워진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에 따라서 누군가가 받침대가 되어 주었기에 세워진 것입니다.
저 역시 믿음이 사람으로 뿌리를 내리고 세움 받기까지 받침대가 되어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앙의 년 수가 되어질수록 저의 받침대가 되어준 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게 밀려옵니다. 현재 저를 세우는데 받침대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제주도에서 목회하고 있는 송영섭 목사입니다. 신학교에서 같이 공부를 하였는데 저보다 세살 많은 형입니다. 송목사님과 대화를 나누고 나면 제가 가졌던 많은 욕심들을 비우게 됩니다. 저를 구부러지지 않도록 받침대가 되어서 세워주는 목사님입니다.
몇 년 만에 송목사님이 보고 싶어서 제주도 한번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그러는데 우리 집사람이 자녀들 기도를 하는데 비전스쿨 아이들이 자녀들처럼 기도가 나온다고 함께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도 겨울 날씨가 바람도 심했고 몇 십 년 만에 눈도 많이 내렸습니다. 그러나 송목사님이 비전스쿨 아이들을 안내하면서 제주도 자연과 역사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기도와 열정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지금도 송목사님이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해주었던 기도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너희들이 자라나서 힘이나 권력을 가진다면 그 힘과 권력을 평화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라”는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송목사님과 만남이 비전스쿨아이들을 세우는데 좋은 받침대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연약한 영혼들을 내 말과 행동으로 꺾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받침대가 되어서 한 영혼이라도 세워주는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3. 넘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굳게 서서 감사 하는 믿음
세움을 받은 이후에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은 쓰러지지 않고 굳게 서서 감사하는 믿음입니다. 오늘 7절 후반부에서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고 합니다. “굳게 서서”가 바로 인내하며 견딘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제가 새벽마다 마가복음을 강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마가복음을 강해하면서 느낀 점은 예수님의 사랑의 손길이었습니다. 베드로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있을 때 손을 잡아 일으키면서 고쳐 주었습니다(막1장31절).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었을 때도 그의 손을 잡아 일으키면서 살려주었습니다(막5장41절). 사탄은 저를 끊임없이 넘어뜨리려합니다. 그럴 때마다 예수님 사랑의 손길이 저를 굳게 서서 감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은혜가 되고 있습니다. 전도서 4장 12절을 보면은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고 합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서로 사랑의 손길을 내밀 때 그래도 이 세상에서 굳게 서서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입니다.
한 그리스도인이 갑작스런 재난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이 수용되어 있는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신음소리가 귓전을 자극했습니다. 환자들은 온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의약품 물 음식 의료진 등 모든 것이 열악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비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가슴을 쳤습니다. 그리고는 팔과 다리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한 환자 앞에 멈춰 섰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당신을 위해 성경을 읽어주겠소. 그리고 상처 난 곳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겠소.” 환자가 손사래를 쳤습니다. “마실 물이 없어요. 목이 말라 견딜 수가 없어요. 제발 저에게 물을 좀 주세요.”
또 다른 경우입니다. “잠깐만요. 제가 지금 너무 추워요. 며칠 동안 벌거벗은 채 지내고 있답니다. 제게 담요를 좀 주세요.” 그리스도인은 입고 있던 양복을 벗어 환자에게 덮어주었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환자가 그리스도인에게 당부했습니다. “이제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저도 신앙을 갖고 싶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통증과 갈증과 추위에 떠는 환자의 손을 잡고 눈물의 기도를 드려주었습니다. 이윽고 환자는 진중한 자세로 복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쓰러지는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사랑의 손길입니다. 한 영혼을 변화시키는 것도 사랑의 손길입니다. 상자 안에 갇혀 있는 교회가 아니라 상자 밖에서 역사하는 하나님 사랑의 손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 구체적인 사랑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섬김이 있어야 합니다.
한 영혼을 세우는 믿음은 제일먼저 파헤치며 정죄하는 믿음이 아니라 북돋워주며 용서하는 믿음입니다. 두 번째로 꺽어 버리는 믿음이 아니라 받침대가 되어서 세워주는 믿음입니다. 세 번째로 넘어뜨리는 믿음이 아니라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서 굳게 서서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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