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7일 주일 설교
설교 제목 : 하나님께 소용이 되는 교회
설교 본문 : 전도서 10장 8 -11절
8 함정을 파는 자는 거기에 빠질 것이요 담을 허는 자는 뱀에게 물리리라/ 9 돌들을 떠내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상할 것이요 나무들을 쪼개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위험을 당하리라/ 10 철 연장이 무디어졌는데도 날을 갈지 아니하면 힘이 더 드느니라 오직 지혜는 성공하기에 유익하니라/ 11 주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렸으면 술객은 소용이 없느니라/
0. 들어가는 글
오늘은 부활절 둘째주일입니다. 또한 교회 창립 12주년이 되는 주일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진도 앞바다에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습니다. 침몰 사고로 고통당하는 유족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교회 생일을 보내고자 합니다. 주님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합니다(롬12:15). 우리 교회는 이 시대에 고통당하는 이웃들과 함께 아파하며 울어주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몇 주 전 성경을 통독하면서 전도서를 읽는데 “주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렸으면 술객은 소용이 없느니라”(11절)는 구절이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교회 생일이 눈앞에 있다 보니 주님이 주시는 뜻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말씀을 묵상하였습니다. 오늘 전도서 말씀처럼 우리 교회가 뱀에게 물리지 아니하고 하나님께 소용되는 교회가 되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고 순종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1. 하나님이 원하는 방법은?
오늘 말씀에서 첫째로 잘못된 방법은 자신에게 해가 미친다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함정을 파는 자는 거기에 빠질 것이요 담을 허는 자는 뱀에게 물리리라”고 합니다(8절). 여기서 함정을 파는 자는 불의한 방법을 동원하여 다른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고자 하는 나쁜 의도입니다. 또한 담을 허는 자는 남의 재산을 훔치기 위해 그 집의 벽을 허는 자입니다. 이처럼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면 부메랑이 되어 자신이 해를 받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지 말고 하나님이 원하는 방법을 따르라고 합니다. 세월호도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다보니 침몰하여 고귀한 생명들을 물속에 수장시켰습니다.
하나님의 방법은 자신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함정을 파는 자가 그 함정에 빠질 것을 알았다면 함정을 파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담을 허는 자가 뱀에 물릴 줄 알았다면 담을 헐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교회들도 성장하고 싶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단한 방법을 찾아도 서로 사랑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교회를 개척한지 12년이 되면서 저의 부족함을 더 느끼게 됩니다. 저처럼 부족함이 넘치는 사람이 미움까지 넘친다면 주님이 어디에 사용하시겠습니까! 제가 부족해서 다른 사람을 미워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제는 저의 부족함을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달라고 기도합니다. 부디 우리 교회가 성장을 위해 어떤 방법들을 찾는 것 보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 항상 깨어서 대비하는가?
두 번째로 항상 깨어서 위험에 대비해야 합니다. 본문에서 “돌들을 떠내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상할 것이요 나무들을 쪼개는 자는 그로 말미암아 위험을 당하리라”고 합니다(9절). 여기서 돌들을 떠내는 자는 그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요, 나무들을 쪼개는 자는 생활에 필요한 장작을 준비하는 일상적인 삶입니다. 그러나 돌들을 떠내는 자와 나무들을 쪼개는 자가 조심하지 아니하면 위험한 일을 당한다는 것입니다. 세월호도 정기적으로 운행하던 배였기 때문에 안전 불감증에 걸려 위험을 전혀 대비하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미리 대비하는 시스템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지 못하면 넘어질 수 있습니다. 바울은 “그들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임신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이 이름과 같이 멸망이 갑자기 그들에게 이르리니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고 합니다(살전5:3). 우리 사회도 안전 불감증에서 깨어나 위험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하는 것처럼 우리들의 신앙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여 깨어 기도하는 믿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다음 구절에서 열심만큼 중요한 것이 지혜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철 연장이 무디어졌는데도 날을 갈지 아니하면 힘이 더 드느니라”고 합니다(10절). 도끼로 나무를 쪼개면서 날을 갈지 아니하면 힘도 더 들면서 능률도 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나무를 쪼개는 것도 필요하지만 도중에 날을 갈아서 능률을 올리는 지혜로움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세월호 침몰로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많은 장비와 인력들이 투입되어 열심히 수고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도끼질을 했지만 날이 무디어져 힘만 들고 나무를 제대로 쪼개지 못한 것처럼 구조를 열심히 했지만 힘만 들고 한 생명도 살리지 못한 것이 더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가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날이 무디어져 있습니다. 우리들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아무런 열매가 없다면 영적인 날이 무디어진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영적으로 무디어진 영혼은 사탄의 유혹과 시험에 넘어지기 쉽습니다. 혹시 예배가 무디어져 있지 않습니까?, 말씀과 기도가 무디어져 있지 않습니까?, 섬김이 무디어져 있지 않습니까? 결국 무디어진 연장은 주인이 도구로 사용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늘 깨어 말씀과 기도로 영적인 날을 갈아서 주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3. 하나님께 소용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하나님께 소용되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본문에서 “주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렸으면 술객은 소용이 없느니라”는 많은 묵상을 하게 만든 말씀입니다(11절). 술객에게 뱀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잘 사용하면 생계를 책임져 주지만 실수하면 자신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물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침몰시키기도 합니다. 십자가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고전1:18). 이처럼 양면성을 지닌 것이 하나님께 소용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무리 대단한 술객이라도 사람들 앞에서 주술을 베풀기 전에 뱀에게 물리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목적을 이루기 전에 뱀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사건도 뱀에게 물려서 죄의 독이 퍼져 하나님의 말씀을 소용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12년 동안 개척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이 믿음의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뱀에게 물리듯이 상처의 독이 퍼져 넘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성도들이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제 자신도 수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제가 무능한 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하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참 선장되신 주님께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뱀에게 물려 독이 퍼진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처방전은 무엇입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의 길로 말미암아 마음이 상했습니다(민21:4). 마음이 상한 그들은 원망과 불평을 하였습니다(민21:5). 하나님은 그들을 치유하기 위하여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다니 뱀에 물린 자가 놋뱀을 쳐다본즉 모두 살더라”고 합니다(민21:9). 여기서 놋뱀은 십자가에 달리실 예수님을 의미합니다(요3:14). 이 장면을 통하여 믿음은 바라봄의 법칙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라보는 십자가에만 멈추지 말고 지고 가는 십자가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8:34)고 합니다. 여기서 ‘자기 십자가’는 ‘자기 부인’을 의미합니다. 우리들이 ‘자기 부인’을 하지 않는 헌신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자기 부인’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를 때 썩어져 가는 세상에 소금이 될 수 있습니다. 창립 12주년을 맞이한 한신교회가 바라보는 십자가에만 멈추지 말고, 자기 부인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름으로 썩어져가는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댓글0개